뻔하지만 뻔하지 않은..."너는 내 운명"

에바는 다른 남자들과는 조금 다르게 잘 웁니다..;;;
아니, 사실 잘 웁니다.툭하면 웁니다.남자라면 세번 울어야 한다는 사회 통념상 이론에 따르면 벌써 여러번 죽었네요..;;;

여하튼 어제 케이블을 통해 이 영화를 드디어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보았습니다.주변에서 엄청난 권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왜 안 챙겨 보았는지 의문스럽긴 하지만...아마도 제목부터 풍기는 "신파"의 느낌의 너무 강해서 안 보았을 수도 있었겠네요..

사실 "황정민"의 대한 이미지는 이번 "무릎팍"에 나오기 전까지 제대로 출연한 영화를 보지 않았기 때문에 그냥 "연기 잘하는 배우"라고만 알고 있었고 "전도연"의 대한 이미지야 뭐 그전부터 특유의 웃음소리로 인한 성대모사를 더 많이 보아와서인지 그냥 그랬습니다.

어제부터 고쳐먹게 된 생각은 정말 연기 잘 하는 두 배우였다는 겁니다.
아니.."연기"가 아니라 그냥 그곳에 있을것 같더군요.왠지 전남 어느 시골에 내려가면 행복하게 살고 있는 두 사람을 볼 수 있을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킬 정도로 대단한 연기였습니다.
그냥 황정민씨는 목장일을 하는 순박한 농촌사람 그 자체였고 전도연씨는 세상에 찌들어 살지만 마음 한구석 조그마한 순정을 가지고 있는 다방 레지 그 자체였습니다.

스토리는 익히 보아오신 분들이 많고 또 제목에서 느껴지듯 제대로 만들어진 "신파극"입니다.작정하고 사람 눈물 쏙 뽑아놀려고 작정한 영화라는 이야기지요.대단히 단순한 카메라 워크,정말 안 꾸민듯한 배경및 소품들(이게 또 대단한 겁니다.)...
조용조용하게 흘러가는 이야기 구조속에 번뜩이는 주,조연 배우들의 디테일 넘치는(아니 그냥 생활인듯한) 연기때문에 흡사 그냥 제 주변 아는 형님 이야기 같고 그랬습니다.

마지막 클라이막스 부분인 교도소 면회씬에서는 이불에 얼굴 파묻고 그냥 펑펑 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.서로 너무 사랑하는데...그렇게 좋아하는데 떨어져야 하는 안따까움이 너무 가슴이 아파서...다행히 마지막 부분에서는 행복한 결말로 끝나지만 말이죠.

이 영화를 보고 난 다음 여운이 너무 오래 남아서 잠도 거의 못자다가 결국 늦잠을 잘 수 밖에 없었습니다.

"내가 과연 저 사람처럼 아프고 괴롭더라고 끝까지 한 사람만 사랑할 수 있을까..."
"여자 얼굴이 이쁘면 얼굴값 한다더니 저 영화가 그걸 말해주는건가..?"
"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라는게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건가..?"
(밑에 2개는 농담식으로 생각한겁니다..진지하게 믿으시면 지는겁니다.;;;)

저는 자신이 없네요.저렇게 꿋꿋이 한 사람만 죽어라 사랑할 수 있을지 전혀 자신이 없습니다.제 가족도 친구도 버려둔채 목매달듯 저렇게 할 수 없을것 같아요.세상에 찌든건지 아니면 적당히 타협하는 법을 배운건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어떻게든 적당히 섞어서 살게 될것 같아요...

지금은 헤어지고 친구로만 지내는 그 친구와의 관계도 오래간만에 생각이 나서 그나마 좀 아물어가는 가슴을 후벼파더군요.
괜히 괴로워서 담배만 많이 피고...그랬습니다.적당히 타협한 결과는 결국 이별이었으니까 말이죠.(쓴웃음)
더불어 마음 한 구석에서  진지하게 "연애"에 대한 생각이 물씬물씬 피어올랐습니다.바쁘고 힘들고 그래도 전화 한통에 문자 한통에 미소짓게 만들어줄 그런 여자..힘내라고 걱정해주는 그런 마음을 느껴본지 오래되서 그럴까요...이제 슬슬 다 정리 되어가고 제 일에 충실하게 살아가고 있는 요즘이라 더 그런 생각이 드는 걸 수도 있겠네요.

일해야 하는데 철야하고 내일 포스팅 했다간 메롱인 상태라서 글이 영 아닐것 같아 지금 쓰고는 있지만...잔뜩 있는 갑옷들의 압박이 저를 눌러댑니다...ㅡ,.ㅡ;;;


by 에바초호기 | 2008/02/26 01:34 | 영화감상문 | 트랙백 | 덧글(3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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Commented by TokaNG at 2008/02/26 02:21
난 영화보면서 눈시울이 가장 뜨거웠던건 '내 상에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'..
이건 몇번을 봐도 몇번이고 울컥한다지..ㅠ.ㅠ...
Commented by 카르페디엠 at 2008/02/26 22:07
니가 하는 일을 그만 못두는 것처럼 진짜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면 너두 그렇게 되지 않을까?
Commented by 에바초호기 at 2008/02/28 00:11
토캉 / "내 생애..."그거는 시사회 초대권으로 갔었는데 재미있었다는..그렇게 울컥하지는 않았었던 기억이..

카르페디엄 / 진짜 좋아하는 여자 만나면 가능할런지도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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